병상에서 말로 남긴 유언, 언제 효력 있나

COLUMN · 상속·유언

작성 2026. 10. 29. | 로엘법무법인 송개동 변호사

임종을 앞두고 펜을 들 힘이 없을 때 말로 유언을 남기고 증인이 받아 적는 방식이 구수증서 유언입니다. 그런데 말을 할 수 있었다면 녹음으로 유언했어야 한다며 효력이 다투어지기도 합니다.

2026년 4월 대법원 판결을 중심으로 그 효력 요건을 정리합니다.

목차
01. 구수증서 유언은 다른 방식이 불가능할 때만 허용됩니다
02. 구수증서 유언의 요건, 다른 방식과 무엇이 다른가
03. 2024다309430 사건, 폐암 말기 환자의 병상 유언
04. '말할 수 있었다'와 '녹음 유언이 가능했다'는 다릅니다
05. 병상 유언을 준비하거나 다투는 가족이 확인할 것
자주 묻는 질문

01

구수증서 유언은 다른 방식이 불가능할 때만 허용됩니다

구수증서 유언은 질병 등 급박한 사유로 자필증서·녹음·공정증서·비밀증서 방식의 유언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할 때에만 효력이 있습니다. 다른 방식이 객관적으로 가능했다면 진의에 맞더라도 허용되지 않습니다(「민법」 제1070조 제1항, 대법원 1999. 9. 3. 선고 98다17800 판결).

다만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4다309430 판결은 재산 내역 일부를 말할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녹음 유언이 가능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유언을 무효로 본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02

구수증서 유언의 요건, 다른 방식과 무엇이 다른가

민법의 유언 방식은 다섯 가지이고(제1065조), 이를 따르지 않은 유언은 효력이 없습니다(제1060조). 구수증서는 다른 네 방식이 불가능할 때만 쓰는 보충적 방식입니다.

방식핵심 요건
자필증서(제1066조)전문·연월일·주소·성명을 직접 쓰고 날인
녹음(제1067조)유언 취지·성명·연월일을 말하고 증인이 정확함·성명을 말함
공정증서(제1068조)증인 2명 참여, 공증인 앞에서 말하고 공증인이 필기·낭독
비밀증서(제1069조)봉한 유언서를 증인 2명 이상 앞에 제출, 5일 안에 확정일자
구수증서(제1070조)급박한 사유 + 증인 2명 이상 중 1명에게 말하고 그가 필기·낭독, 7일 안에 검인 신청

'구수'는 말로 유언 내용을 전하는 것입니다. 미리 써 둔 서면을 증인이 읽어 묻고 유언자가 고개를 끄덕이거나 짧게 답하는 방식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구수로 인정되지 않습니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다57899 판결).

03

2024다309430 사건, 폐암 말기 환자의 병상 유언

판결문에 따르면 유언자는 말기 폐암 상태에서 폐렴, 코로나19 확진으로 입원했고, 유언 전날 연명의료계획서를 쓰고 말기 완화 진정제를 투여받았습니다.

다음 날 유언자는 증인 2명 앞에서 재산 전부를 원고에게 준다는 취지를 말했고, 증인 1명이 받아 적어 낭독했습니다. 다른 증인인 변호사가 과정을 녹화했고, 유언자는 사흘 뒤 숨졌습니다. 원고는 검인을 받은 뒤 은행이 예금 지급을 거절하자 소송을 냈습니다.

1심에 이어 원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0. 31. 선고 2023나74583 판결)도 원고 패소로 판단했습니다. 영상 속 유언자가 말할 수 있었으니 녹음 유언이 가능했고, 영상은 연월일과 증인 구술이 없어 녹음 유언으로도 무효라는 이유였습니다.

04

'말할 수 있었다'와 '녹음 유언이 가능했다'는 다릅니다

대법원은 일부 세부사항을 말할 수 있었다는 사정은 의사능력의 근거일 뿐, 녹음 유언이 가능했다는 근거는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녹음 유언은 유언 취지와 성명, 연월일을 스스로 주도해 말해야 하는데 이 유언자에게는 그것이 상당히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고려 요소이 사건에서 본 사정
건강 상태·악화 정도말기 폐암·폐렴, 완화 진정제 투여, 유언 3일 뒤 사망
거동·필기 가능성산소호흡기와 여러 의료기구로 거동이 어려움
호흡·발음 장애, 주도적 구술발음이 어눌하고 계속 말하기 곤란, 일부는 제3자 보조로 표현
다른 방식의 가능성코로나19 격리 상태, 공정증서 등도 가능했다고 단정 어려움

녹화는 의사능력·구수 여부 다툼에 대비한 보조수단일 수 있고, 영상에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고 곧바로 녹음 유언이 가능했다는 뜻은 아니라고도 했습니다. 영상이 녹음 유언으로서 무효라는 원심 판단은 유지됐습니다.

반대로 98다17800 사안에서는 유언 당일 산책·대화를 했고 병실에 녹음기도 있던 유언자의 구수증서 유언이 무효로 확정됐습니다.

05

병상 유언을 준비하거나 다투는 가족이 확인할 것

병상 유언을 준비하는 가족은 유언자가 스스로 쓰거나 녹음할 수 있는 상태인지부터 따져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필자 해설로 덧붙이면, 가능하다면 다른 방식을 먼저 검토하는 것이 다툼을 줄이는 길입니다.

구수증서라면 유언자가 직접 말로 내용을 전해야 하고, 유언으로 이익을 받을 사람과 그 배우자·직계혈족은 증인이 될 수 없습니다(「민법」 제1072조 제1항). 자필증서 요건은 자필유언장이 무효가 되는 순간 — 날인과 주소에서 정리했습니다.

유언 효력을 다투는 상속인은 말을 할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다른 방식이 객관적으로 가능했다는 구체적 사정을 따져야 합니다. 이 사건 유언의 최종 효력은 환송 후 심리에서 정해집니다.

필자가 상속 사건을 다루어 보면, 유언 당시의 의료 기록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가 다툼의 방향을 크게 좌우했습니다.

FAQ

자주 묻는 질문

Q. 병상에서 말로 남긴 유언도 효력이 있나요?

질병 등 급박한 사유로 다른 네 방식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했고 증인 2명 이상 참여·구수·필기낭독·서명 요건을 갖추면 효력이 있습니다. 다른 방식이 가능했다면 진의에 맞더라도 무효입니다.

Q. 유언자가 말을 할 수 있었다면 녹음 유언을 했어야 하나요?

단정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 2024다309430 판결은 일부를 말할 수 있었다는 사정은 의사능력의 근거일 뿐이고, 건강 상태·발음 장애·주도적 구술 가능성 등을 종합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Q. 구수증서 유언을 한 뒤 해야 할 절차가 있나요?

있습니다. 증인이나 이해관계인이 급박한 사유가 끝난 날부터 7일 안에 법원에 검인을 신청해야 합니다(「민법」 제1070조 제2항).

병상 유언의 효력이 걱정되십니까?

유언서와 녹화 자료, 진료 기록을 가져오시면 요건 충족 여부를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상담 →

참고자료

· 대법원 2026. 4. 2. 선고 2024다309430 판결, 대법원 1999. 9. 3. 선고 98다17800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다57899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060조·제1065조~제1070조·제1072조 [법률 제21454호, 시행 2026. 3. 17.]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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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개동 로엘법무법인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상속 전문 · 부동산 전문 변호사 / 판사 출신(서울중앙지방법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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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조문은 2026. 10. 29. 현행본으로 대조했습니다. 2024다309430 판결은 원심 파기환송으로, 유언의 최종 효력은 미확정입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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